<호랑이는 살아 있다>, 2000, 비디오 설치, 모니터, 레진 구조물에 유채, 61×72cm,  13분 58초, 개인소장

<Tiger Lives>, 2000, Video installation, mixed media, 61×72cm, 13min. 58sec., Private collection 


<코끼리 수레 >, 2001, 비디오 조각·설치, 293×633×153cm,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Elephant Cart>, 2001, Video installation, mixed media, Nam June Paik Art Center


백남준 │Nam June PAIK


<호랑이는 살아 있다>  Tiger Lives

백남준의 〈호랑이는 살아 있다〉는 2000년 1월 1일 오전 0시 0분 0초에 임진각에서 개최된 《DMZ 2000》퍼포먼스에 출품한 비디오 작업이다. 이 작품은 본래 총 45분가량의 비디오 아트로 제작되었지만, 14분 길이로 편집되어 2000년 1월 1일 자정과 오전 10시 28분 두 번에 걸쳐 한국 방송국뿐만 아니라 BBC를 비롯한 세계 73개국 방송국에서 실시간으로 방송되었다. ‘호랑이’ 소재 자체는 1988년 뉴욕의 대안공간 스토어프런트(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에서 전시한 ‹DMZ는 호랑이 농장이어야 한다 DMZ Must Become a Tiger Farm›라는 작품에서 그 단초가 보인다. 호랑이는 한국 전통 미술에서 한국의 기상을 상징하는 중요한 모티프이자, 한국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이미지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전쟁을 겪으면서 호랑이는 점차 한반도에서 사라지게 되었지만, 백남준은 ‘호랑이’를 재소환함으로써 한국의 비무장 지대에 생태와 평화를 만들어 남북한 교류의 새로운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백남준의 <호랑이는 살아 있다>는 <금강에 살으리랏다>를 부르는 백남준의 모습, 백두산 호랑이와 아프리카 사자가 서로 대결해 한국 호랑이가 이기는 모습, 우리나라 전통 민화 속의 호랑이 이미지, 진도 씻김굿을 비롯해 백-아베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백남준 특유의 비디오 편집 방식이 두드러진다. 백남준은 수퍼하이웨이 (Superhighway) 정보가 차단된 지역인 한국 DMZ에서 비디오 아트를 전세계에 송출하는 퍼포먼스를 수행함으로써 정보를 확산시키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교류를 기반으로 한 평화 지대 구축을 촉구하는 듯하다.

 

Nam June Paik’s Tiger Lives is a video work that was presented as part of the DMZ 2000 performance held at Imjingak on January 1, 2000, at 00:00:00. This work was originally produced as a 45-minute-long piece of video art but was subsequently edited into a 14-minute-long video to be broadcast live at midnight and 10:28 a.m. on January 1, 2000 by 73 broadcasting companies around the world, including Korea and the BBC. The “tiger theme” seems to originate from the DMZ Must Become a Tiger Farm exhibit at the 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 in 1988, an alternative space in New York . Tigers are an important motif that symbolizes the spirit of Korea in traditional Korean art and embodies national identity. Although tigers gradually disappeared from the Korean peninsula during the Japanese colonial era and wars, Paik recalled the tiger to envision a new inter-Korean exchange platform, an ecosystem of peace at the Demilitarized Zone(DMZ). Nam June Paik’s Tiger Lives includes scenes of the artist singing “I Wish to Live in Geumgang,”’ a tiger native to Mt. Baekdu battling and defeating an African lion, images of tigers in traditional Korean folktales, and descriptions of a Jindo cleansing ritual. These images reveal Paik’s distinctive video-editing method of using a Paik-Abe video synthesizer. By transmitting video art around the globe at the DMZ, where the information superhighway is blocked, Paik seems to be calling for the establishment of a “peace zone” that enables the dissemination of information through digital technology.



<코끼리 수레>  Elephant Cart

〈코끼리 수레〉는 《DMZ 2000》 프로젝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작품이다. 백남준의 후기 작품 중에는 유라시아와 실크로드와 연관된 주제들이 등장하는데, 〈코끼리 수레〉도 그중 한 작품이다. 작품 자체는 코끼리가 전통적인 이동의 수단인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이지만, 앤틱 코끼리 조각 위에는 아디다스 우산을 쓴 불상이 앉아 있다. 작품의 후면에 있는 붉은색 수레 위에는 백남준이 즐겨 사용한 앤틱 텔레비전, 라디오, 축음기가 놓여 있으며, 코끼리와 마차는 서로 붉은색 선들로 연결되어 있다. 코끼리가 이동할 때마다 비디오와 라디오, 축음기와 같은 매체들은 정보를 보급하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라디오와 축음기는 청각에 호소하는 20세기 전반부의 매체이며, 비디오는 시각과 청각에 호소하는 20세기 중후반을 대표하는 시각 매체로서 백남준이 개척한 분야이기도 하다. 코끼리 수레로 상징되는 과거의 운송 수단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인 축음기, 라디오, 비디오로 상징화되어 있다. 그의 작품에서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수레 위에 있는 앤틱 텔레비전에는 태국 수린(Surin)의 코끼리 축제 영상을 담았다. 백남준의 〈코끼리 수레〉는 DMZ에 위치한 Uni마루의 전시 공간에 대각선으로 설치되어 수레의 모빌러티를 강조하도록 배치했다. 이를 통해 가까이는 개성을 통과해 유라시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이동성과 확장성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 설치된 백남준의 두 작품은 군사 지역인 DMZ에 디지털 통신과 정보의 흐름이 이어져 새로운 실크로드를 형성하며 유라시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상징한다.

 

Conceived around the same time as the DMZ 2000 project, Elephant Cart explores themes related to the Eurasian Silk Road common in Paik’s late works. At first glance, the work appears to depict a traditional image of an elephant carriage, but the statue of Buddha is sitting in a plastic chair, holding an Adidas umbrella. The red wagon, connected to the elephant with red electrical cords, carries antique television sets, a radio, and a phonograph used by Paik. The suggested movement of these objects of media represents distribution and dissemination of information. Radio and phonograph are major audio-based media of the early twentieth century and video is the most prominent mode of digital communication of the late twentieth century, which Paik pioneered as an artistic medium. In this work, the elephant cart symbolizes the traditional vehicle of the past and the objects represent new means of communication. The antique television monitors placed inside the cart play video recordings of the Thai Surin Elephant Festival. Elephant Cart is installed diagonally as an extended gesture to highlight its mobility and expandability of reaching Eurasia. The two works by Paik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evoke the possibility of forming a new Silk Road through a connected flow of digital communication and information at the DMZ.



현대 미술사에서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평가를 받는 백남준(1932-2006)은 동경대학교 문학부에서 미학을 공부하고 이후 독일에서 철학과 현대 음악을 공부했다. 그의 초기 연구는 아르놀트 쉔베르크(Arnold Schoenberg, 1874-1941)에 대한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6년 독일로 유학을 간 그는 현대 음악과 철학, 퍼포먼스에 심취했으며 특히 독일 플럭서스 운동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우연성과 비결정성(indeterminacy) 등과 같은 개념은 백남준 작품의 전반에 걸쳐 등장한다. 백남준은 특히 실험 음악의 주요 리더였던 존 케이지(John Cage)와 플럭서스 운동의 주요 작가인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1964년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에는 백-아베 신시사이저(Paik-Abe Synthesizer)를 통해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그는 비디오 아트에서 발견되는 시간성의 편집, 기술적 오류에서 오는 우연적인 특징, 정보와 전자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매체적 특징에 매력을 느꼈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대표 작가를 역임했으며, 1993년 휘트니비엔날레의 국내 전시,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설립 등에 큰 기여를 했다. 휘트니미술관, 구겐하임미술관 등에서 주요 회고전을 개최했으며, 후기에는 레이저 아트를 새롭게 시도했다.


Internationally recognized as the “Father of Video Art,” Nam June Paik (1932-2006) enrolled at the University of Tokyo where he studied aesthetics, then moved to Germany to pursue his studies on philosophy and music. Paik was well known for his thesis on Arnold Schoenberg(1874-1941) which he wrote in his early years. After he moved to Germany to continue his studies, he was deeply affected by the Fluxus group and was fascinated by modern music, philosophy, and performance. Concepts of indeterminacy and chance appear throughout his artwork. While Paik was especially inspired by John Cage, a leader of experimental music, and Joseph Beuys, one of the influential figures of the Fluxus movement, in 1964 New York, he developed the Paik/Abe Synthesizer which broke new ground, pioneering a new artistic medium now known as Video Art. The artist was captivated by the features of Video Art, such as editing of time, coincidental properties resulting from technical errors which fit perfectly with the Information and Digital Age. He was selected as the representative artist of the German Pavilion at the 1993 Venice Biennale, and contributed greatly to the establishment of the Venice Biennale Korean Pavilion in 1995, and the Whitney Biennale held in Korea in 1993. Paik has held two major retrospectives at Guggenheim Museum and Whitney Museum in New York, and in his later years, he experimented with laser art.